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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에 불법이 설 자리는 없다”
기초질서 확립은 기초지자체의 책무…구청장 의지도 큰 몫
[2017-04-20 오후 2:02:00]
 
 
 

길거리에서 판치던 노점상 및 무분별하게 불법 판매하던 짝퉁으로 몸살을 앓았던 거리를 중구(구청장)가 기초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해 그 비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판매처부터 제조공장까지 전담·전문 단속으로 짝퉁 척결

중구가 가장 강력한 칼을 빼어든 쪽은 짝퉁이라 불리는 위조상품이다. 한때 명동이나 동대문패션타운에서 짝퉁을 구하는 건 너무나 쉬웠다. 그 탓에 중구는 짝퉁천국이란 오명을 짊어져야만 했다.

이에 중구는 기초지자체로는 전국 최초로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받아 2012년부터 짝퉁 단속에 나섰다. 2014년에는 전담 단속반을 구성해 짝퉁 근절에 매진했다.

단속 초기에는 명동을 집중 단속했다. 단속 한 달 만에 노점 38곳과 짝퉁 34백여점을 적발했다. 그동안 얼마나 짝퉁판매가 만연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었다. 이후 중구는 동대문패션타운과 남대문시장까지 단속의 범위를 넓히면서 야간, 휴일을 가리지 않고 짝퉁과 전쟁을 벌였다.

그 결과 길거리에서 짝퉁을 파는 행위는 씨를 말렸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한발 나아가 제조공장과 운반루트까지 단속대상에 올려놓고 잠복, 추적 등 전문수사기법을 접목해 단속을 펼치고 있다.

중구가 단속을 시작한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적발한 짝퉁은 19만여점. 정품가로 치면 무려 11백억원에 이른다. 특히 작년은 53천여점을 압수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올해 1월에는 망우동에 있는 짝퉁 제조공장을 급습해 단일 적발건수로 역대 최고인 160억원 상당의 짝퉁과 제조설비를 압수했다.

지금 명동 노점의 대다수를 먹거리 노점이 차지하는 이유가 중구의 짝퉁단속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속적인 단속으로 노점에서 더 이상 짝퉁을 팔 수 없게 되자 먹거리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강력 정비와 실명제, 양면 정책으로 노점질서 재정립

노점만 놓고 보면 수십 년 동안 중구는 무법천지였다. 공공재인 도로에 노점을 차려놓고 시민들의 통행을 막는 건 예사였다.

또한 다른 지역보다 노점 매출이 워낙 많다보니 노점 자체가 거래 대상이었다. 실제 운영자는 누구인지 모른 채 매매, 임대 등이 거액 속에 이뤄졌다. 위생이나 청결 의무는 안중에 없었고 노점에서 이용하는 가스는 안전을 위협하는 불안요소였다. 시장통로에 들어선 노점은 화재 시 소방차 진입을 막는 큰 걸림돌이었다.

중구는 쾌적하고 안전한 거리 환경을 저해하는 노점은 이유를 불문하고 강력하게 정비했다. 2011년부터 1만여 건에 이르는 노점을 정비했다.

남평화시장에서 30년 이상 도로를 불법 점용해 온 노점을 정비하고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일대에서 밤샘영업을 하던 노점 200여개를 전면 철거했다.

또한 중앙시장 보리밥골목에서는 1946년 시장이 생긴 이래 방치돼 있던 노점을 정리했다. 특히 노점 운영자의 상당수가 점포 상인들로 그동안 법과 원칙이 무시되고 있었던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바로잡았다.

하지만 중구는 노점관리의 전환점이 될 정책인 노점실명제를 전국 최초로 실시했다. 노점에게 도로점용허가를 내주고 각종 의무를 부여해 불법을 합법의 테두리 안으로 흡수하는 것이다. 1명이 하나의 노점만 운영할 수 있고 노점 거래는 일체 금지된다. 위반 시에는 바로 퇴출된다.

수십 차례의 설득과 협의 끝에 현재 명동, 남대문시장, 동대문패션타운, 중앙시장에서 실명제를 시행 중이다. 모두 대표적인 관광명소들로 보행환경이 개선되고 소방도로가 확보되는 등 전반적으로 쾌적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감한 제도 강화로 신발생 위법건축물 대폭 줄여

중구는 임대료가 비싸 건물주 입장에서는 작은 공간만 빌려줘도 막대한 수입을 올린다. 그만큼 무단증·개축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하지만 이것을 적발해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었다.

보통 이러한 위법건축물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이행강제금이란 위법상태를 시정할 때까지 금전적 불이익을 부여하는 제도다. 그런데 중구는 이행강제금보다 무단 증·개축으로 얻는 임대수익이 많다보니 전혀 효과가 없었다. 법을 지키는 사람보다 어기는 사람이 이득을 보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중구는 2015년 이후 발생한 위반건축물에 대해 1년에 한번 부과하던 이행강제금을 전국 최초로 연 2회 부과하고 있다. 이행강제금은 건축법 제80조 규정에 따라 허가권자가 1년에 2회까지 부과할 수 있다.

그 결과 제도를 강화한 2015년에는 전년과 대비해 새로 발생한 위반건축물의 수가 65건에서 33건으로 절반이나 줄었다. 이후에도 신발생 위반건축물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항공촬영도 큰 몫을 한다. 항공촬영 그 자체가 불법행위 의지를 차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2007년까지 매년 진행되던 항공사진 촬영은 보안상의 이유로 중지됐다가 2013년 한 해 허용된 이후 또다시 중단됐고 지난해 103년 만에 재개됐다.

중구는 매년 빠짐없이 항공사진 촬영이 진행되도록 서울시, 수도방위사령부 등 관련기관에 지속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 주민의 손으로 새로운 골목문화 이끌어 쓰레기 문제 해결

쓰레기 무단투기는 가장 흔한 무질서 행위지만 근절하기에도 만만치 않다. 우선 주민들이 위법성을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데다 아무리 단속을 해도 그때뿐이다.

쓰레기 무단투기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골목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다. 그래서 중구는 단속보다 주민들의 손에 맡기기로 했다.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 주민협의체를 만들고 배출시간과 같은 규칙을 정하는 등 자율정비를 하면서 해결하는 것이다. 주민들의 힘이 역부족일 경우에만 구가 나서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이에 회현동, 신당동, 다산동은 새로운 골목문화 창조사업을 통해 쓰레기 무단투기 몸살에서 벗어났다. 아울러 그 자리엔 벽화나 미니게임을 그려 넣고 화단을 꾸며 마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했다.

이처럼 중구가 기초질서 확립에 발 벗고 나선 데에는 최창식 중구청장의 뚝심도 한 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20114월 중구청장이 된 최 구청장은 중구의 질서가 잡혀야 우리나라의 질서가 바로잡힌다는 신념을 갖고 각종 불법행위와 사투를 벌여왔다. 중구는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61%가 찾는 대한민국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노점실명제나 골목문화 창조사업와 같은 중구의 노력은 다른 지자체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짝퉁 단속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유럽상공회의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사실 선출직인 지자체장에게는 전혀 도움 안되는 일이지만 동시에 기초지자체가 해야 할 책무라면서 불법행위는 손해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제대로 심어질 때까지는 절대 멈출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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